배라 유니콘 블라스트 먹어본 이야기
며칠 전 배스킨라빈스에 갔다가 유니콘 블라스트를 호기심에 주문해봤다.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이미지가 눈길을 사로잡았고, 무엇보다 이름부터가 귀여워서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거기에다 위에 휘핑크림과 마시멜로, 스프링클을 뿌린다는 설명을 보니 왠지 한정판 디저트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욱 기대를 품게 됐다.
하지만 막상 받아보니, 비주얼은 분명 귀여웠지만 맛 자체는 상당히 평범했다. 처음 빨대를 꽂아 한 모금 빨아들였을 때 입에 퍼진 건 바나나 우유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었다. 블라스트 특유의 진하면서도 차가운 식감은 여전했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풍미나 새로운 시도는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 토핑이 맛의 포인트를 살려줄까 기대했지만, 마시멜로 말린 조각들은 가벼운 식감 외에는 큰 감흥이 없었고, 스프링클은 색감만 더해줄 뿐 본질적인 맛 변화를 주진 못했다.
휘핑크림도 상단을 예쁘게 덮어주긴 했지만, 바나나맛 블라스트와의 조합은 기존의 달콤한 음료들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유니콘이라는 이름과 색다른 포장에 비해, 실제 입안에 들어오는 맛은 지극히 무난했기에 괜히 허탈한 기분마저 들었다. 무엇보다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은 배스킨라빈스 메뉴 중 하나인데, 이 정도 만족도로 끝나버리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바나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바나나우유나 바나나 시럽이 든 음료를 좋아하는 수준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유니콘이라는 테마에 기대감을 높여 놓았다면 실망하기 쉽다는 결론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딱 그 예상치 못한 평범함에 더 실망이 컸다. ‘신메뉴’라는 명칭이 붙었으니 뭔가 더 독특한 맛을 선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결과적으론 바나나 향만 강하게 살아 있는 평범한 블라스트로 끝났다.
시각적으로는 휘핑크림에 스프링클이 뿌려져서 사진 찍기에 나쁘지 않다. 하지만 맛과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다시 구입할 의사는 거의 없다. 사실상 바나나 우유에 가까운 맛을 이 가격 주고 사 마시기엔 부담스럽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마시멜로 말린 조각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었지만, 이미 다른 곳에서 비슷한 토핑을 많이 접해본 터라 내겐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유니콘 블라스트는 이름값에 비해 맛이 무난해서,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찾는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소셜 미디어용으로 예쁜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추천할 수 있겠지만, 맛으로 승부 보는 음료를 원한다면 다른 선택지가 낫겠다. 나 역시 궁금증을 해소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앞으로는 좀 더 납득이 가는 조합으로 된 블라스트를 시도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