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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기숙학원 상담 후 튕긴 이야기 – 수능 준비하려다 기분만 나빠짐

수능 기숙학원의 이미지

수능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보려다가 기숙학원 상담에서 인생 처음 겪어보는 멸시를 당하고 왔다.

사실 나는 한국 고등학교를 정석적으로 다닌 것도 아니고, 학업 경력이 조금 특이하긴 하다. 영국에서 과학고를 졸업했고, A-Level(영국 수능)에서 모든 과목 A*을 받았다. 영국에서도 화학, 생물,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받고 졸업시험을 수석으로 통과했으니, 기본적으로 공부를 못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후 영국의 한 의대에 진학했지만, 코로나와 군대 문제 등으로 한국에서 다시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 고등학교를 1년 반 정도 다니면서도 모의고사는 10개 이상 틀린 적 없고, 내신도 전교 10등 안에 꾸준히 들었다. (전학 가기 직전 한 번 13등 찍은 게 유일한 예외) 그런데 수능은 단기간에 몰아치는 시험이고, 나처럼 고등학교 과정을 온전히 한국에서 밟지 않은 경우라면 기숙학원이 훨씬 효율적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울산에 있는 S00(가명) 기숙학원에 상담 전화를 걸었다.

기숙학원 상담 과정 – "너 뭐하는 놈이냐?" 같은 태도
전화로 입소 가능 여부를 물었다.
"해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다가 수능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입소가 가능할까요?"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아주 가관이었다.

"공부 잘하세요?"

아니, 그냥 입소 가능 여부를 물었을 뿐인데, 마치 어디 근본 없는 놈이 감히 기숙학원에 들어오겠다고 기어오르냐는 식의 반응이었다. 특유의 "니가? 니가 뭔데?" 같은 말투였다.

그래도 성질 죽이고 "곧잘 합니다."라고 답했더니, 상대방이 비웃는 듯한 말투로 다시 물었다.

"수능 성적표 없으시죠?"

이어지는 말이 가관이었다.

"저희는 수능 전과목 3등급 이내,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한 학생만 받아요.^^"

솔직히 이때부터 빡쳤다.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학업 이력이 있고, 한국 내에서도 내신이 상위권이었는데, 작년 수능 한 번 쳐보니 올 1등급에 수학만 2등급 나왔을 정도로 기본 실력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학원 기준에 따르면, 정작 수능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학생도 그냥 3등급 이내일 것 같으면 받을 수 있는 거고, 나는 실제 성적표가 없다는 이유로 "니는 못 할걸?" 같은 취급을 받는 거였다.

그래도 참고, "충분히 자기주도학습 가능하다."고 어필했다. 하지만 상담원의 마지막 말은 압권이었다.

"못 하실 거예요."

이 말을 듣고 진짜 속이 터졌다.

그냥 입소 조건이 안 되면 "죄송합니다, 입소 기준이 있어서 어렵겠습니다."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근데 저 말투는 그게 아니었다. "너 따위가 가능하겠어?" 같은 비웃음이었다.

도대체 기숙학원이라는 곳이 어떤 곳이길래, 자기들이 무슨 스탠포드 입학 사정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학생을 평가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가장 기분 나빴던 건 '무시하는 태도'
솔직히 말하면, 입소 기준 자체는 학원 마음이다. 그 학원 운영 방침이 "수능 3등급 이내 학생만 받는다"면, 거기에 맞추지 못하면 못 가는 거다. 그건 인정한다.

근데 말투가 진짜 못 배운 어른들이 공부 못하는 애들 깔보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학원 규정을 따지는 줄 알았는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냥 "너는 안 될 거야"라고 선을 긋고 깔보는 게 느껴졌다.

이런 말투를 처음 느껴봤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어디 가서 무시당한 적이 없었다. 영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나름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주변에서도 그런 대우를 해줬다. 근데 이 학원 상담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무시하는 말투였다. 그냥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너 같은 애들은 여기에 못 와~"라는 태도로 깔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진짜 쥐뿔도 없는 것들이 남 무시한다더니…
이 사건을 겪고 나서 너무 짜증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숙학원이라는 곳이 그렇게 대단한 곳인가? 학생들 성적을 올려주는 건 맞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싼 돈 받고 학생 관리해주는 곳일 뿐이다. 근데 그 상담원 태도를 보면 자기들이 무슨 수능을 통제하는 기관인 줄 아는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한국에서 고등학교 3년을 정석대로 다니고, 내신도 상위권 유지하면서 수능 준비까지 착실히 했으면 이런 학원 도움 안 받고도 충분히 목표 대학을 갔을 거다. 하지만 해외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단기간 몰아치는 환경이 필요해서 기숙학원을 고려한 건데, 학원 측에서는 나를 "근본 없는 멍청이" 취급했다.

그리고 제일 웃긴 건, 이 학원이 그렇게 깐깐하게 학생을 가려받는다고 하지만, 정작 성적 올리는 실력은 또 어떨지 모른다는 거다. 실제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학원에서 공부했던 학생들의 후기도 그리 좋지 않았다.

진짜 공부 좀 했다고 남을 쉽게 무시하는 태도… 최악이다.

결론 – 이딴 학원 안 가고 독학이 낫겠다
처음에는 기숙학원을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오히려 이 경험을 통해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이딴 태도를 가진 곳이라면, 거기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일 거다.

결국 혼자 독학해서 성공하면 되는 거 아니겠나? 이미 한국에서도 성적을 유지해왔고, 영국에서의 학업 경험까지 고려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진짜 열심히 해서 이딴 학원 도움 없이도 수능 잘 보고, 이 학원이랑은 아무 관련 없는 길을 걸어가고 싶다.

괜히 학원 상담 전화 한 번 했다가 하루 종일 기분 잡쳤다. 역시 세상에는 가르칠 자격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