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D 벨트 후기 – 허리에 감긴 건 쇠가죽이 아니라 믿음이었다 (헬창의 1주일 적응기)
처음에 이 벨트를 샀을 땐 솔직히 자존심과 분노의 혼합체였다.
국산 벨트보다 딱 세 배는 비싸고, 배송비까지 합치면 거의 무게 1g당 1,000원꼴.
포장 뜯고 허리에 감았을 때 드는 생각은 단 하나였다.
“내가 이걸 왜 샀지?”
쇳덩이 같은 고정 버클,
도무지 구부러지지 않는 하드한 질감,
그 와중에 허리살은 남김없이 접히고
허리에 맞춰 조이는데만 5분이 걸렸다.
심지어 스쿼트 첫 세트에선 너무 답답해서
운동보다 ‘숨쉬기’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물건.
진심으로 ‘이건 거품이다’라고 확신했다.
그게 SBD 1일차의 나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등 운동, 스쿼트, 데드리프트 몇 세트를 반복하면서
내가 간과하고 있던 게 하나씩 드러났다.
버클이 허리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몸 전체를 고정시켜주는 느낌.
코어가 흔들릴 여지가 사라지고,
척추가 쓸데없이 구부러지지도 않는다.
그동안 몸을 세우기 위해 낭비하던 에너지가
온전히 근육 수축과 바벨에만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딱 1주일쯤 지났을 때,
난 그 벨트를 매면서 혼잣말을 했다.
“신이시여… 왜 이제야 이걸 제게 주셨나이까.”
허리에 닿는 촉감도 이제는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이질감이 사라지니 안정감만 남았다.
무게도 점점 올라갔고,
심지어 자세도 더 예뻐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1일차의 나는 SBD를 욕했지만,
1주일차의 나는 SBD 없이는 데드리프트가 불가능한 인간이 되어 있었다.
이걸 쓰고 나면 다른 벨트는 그냥 패딩에 종이끈 묶은 기분이다.
결론 요약
착용 첫날은 괴롭고 비싸고 쓸모없어 보임
3일차부터 몸이 적응 시작
1주일차엔 '이거 없으면 못 해' 모드 돌입
헬창의 길을 걷는다면 필수품임
12시 넘었으면 얼른 자자. 자고 일어나야 SBD 차고 데드 치지.